중국 게임이 국내외 시장에서 세력을 넓혀가고 있다. 국내외 업체들이 확률형 아이템 논란 등으로 주춤한 사이 완성도 높은 신작을 앞세워 국내외 게임시장을 공략하는 것이다. 다만 중국 게임의 선정적인 내용과 역사 왜곡 문제를 막을 방법이 없어 대책이 필요하다는 음성이 나온다.
11일 중국 게임산업연구원의 말을 빌리면 중국 게임의 국내 수입액은 올해 1분기 20억6100만달러(약 1조800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하였다. 작년 같은 기간 39억8700만달러(약 6조9000억원)와 비교해 6% 넘게 성장했다.
중국 게임은 전 국민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다. 미호요의 원신, 텐센트의 왕자영요, 링시게임즈의 삼국지 전략판은 이번년도 4분기 전 세계 휴대폰게임 매출 순뒤에서 10위 안에 들었다. 매출 7위에 오른 원신의 경우 탁월한 그래픽에 과하지 않은 과금 유도 플레이로 호평을 받고 있다.
국내에서도 중국 게임의 영향력은 확대되는 추세다. 전날 기준 구글 플레이스토어 수입 100위 게임 가운데 49개가 중국 게임으로, 지난해 말 29개에서 큰 폭으로 늘어났다. 기적의 검, 삼국지 전략판, 원펀맨: 최강의 남자, 원신 등이 3위 안에 분포돼 있는데, 이 게임들은 해외 게임과 비교해서도 모든 면에서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게임업계 직원은 “일반인들은 중국 게임과 국내 게임을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중국 게임은 성장한 상태다”라며 “중국 게임을 별도로 분류해 구분할 계기가 없어질 것으로 본다”라고 하였다.
선정적인 내용과 왜곡된 역사 인식은 중국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다. 한국게임정책자율기구가 작년 선정성 등의 문제로 적발한 게임 광고의 절반은 중국 게임(31건)이다. 이 상황은 미국(13건), 대한민국(12건), 일본(8건) 게임을 모두 합친 것보다 대부분이다. 반면 처벌 사례는 지난 5년간 15건에 불과하다. 이마저도 처벌 규정이 없어 광고를 제한하고 시정 명령을 하강시키는 등의 조치로 그치는 때가 흔히이다.
그럼에도 이런 문제를 사전에 확인하여 걸러낼 방식은 없다. 국내에 유통되는 모바일게임의 흔히인 95%가 구글과 애플 앱스토어의 등급분류를 통해 서비스되기 때문에 논란이 된 후에야 서비스가 중지되는 등 사후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대통령을 중심으로 중국 게임의 역사 왜곡 문제를 막기 위한 게임법 개정안이 발의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법안 통과에 다수인 시간이 필요하고 예방보다 처벌에 방점을 맞췄다는 이유 때문이다.
전공가들은 중국 게임을 제재할 생생한 방법이 부족한 만큼 해외 게임기업의 경쟁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중국 게임을 밀어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위정현 대한민국게임학회장(중앙대 경영학과 교수)은 “결국 국내외 게임사들이 우선적으로 지식재산권(IP)을 발굴해 중국 게임과의 경쟁에서 이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라고 했다.